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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서리뷰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의 망원동 브라더스

by 오디너리데이즈 202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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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의 망원동 브라더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김호영 작가의 동네 이야기 시즌 1 망원동 브라더스를 준비했습니다. 더불어 작가의 신작인 불편한 편의점과는 어떤 점에서 비슷하고 다른지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망원동 브라더스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한 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의 망원동 브라더스

 

김호연 작가의 망원동 브라더스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문제의 남성들이 종류별로 진열된 옥탑방이 있습니다. 옥탑방의 주인 오작 가는 만화 공모전에서 당선된 적이 있지만 이후 삶이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한 상태입니다. 김 부장은 오작가의 만화책을 세일즈 하러 다녔었고 지금은 기러기아빠입니다. 스토리 작가 사부는 황혼의 이혼남으로 한 번의 강의로 오작가의 스승이 되었습니다. 아는 척 잘생긴 척 돈 많은 척의 선두 주자 삼척동자는 몇 년째 고시 공부 중이지만 늘 결과는 불합격입니다. 망원동 브라더스가 완성되던 날 오작가의 심정은 대략 이렇습니다. '어느새 백수들의 놀이터가 된 나의 옥탑방 어쩌다 이리 이렇게까지 됐을까? 더 이상 고요한 옥탑의 아침은 사라지고 없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일제의 침략에 점령된 뒤 겪은 식민지 백성의 슬픔이 이러했을 터 실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어느 날 갑자기 내 방이 다른 사람들의 아지트가 된다면... 그런데 그 사람들이 워낙 착하고도 철판이어서 쫓아낼 수도 정말 난감한 상황이라서 더욱 답답합니다. 망원동 옥탑방 속 사연 많은 네 남자의 좌절과 재기 격려와 배신 여행과 추억 사랑과 우정의 북적북적한 이야기를 통해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열심히 찾아가는 이웃집 아저씨 삼촌 오빠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망원동 브라더스의 관전 포인트

이 책의 관전 포인트는 작가의 철학이 묻어나는 글귀에 있습니다. 자기 개발서를 읽는 건 자기를 주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냥 읽고 있으면 면죄부가 생기는 느낌, 자본주의 사회의 성경이 바로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자기 개발서대로 살진 않는다. 그건 성경 말씀대로 살진 않지만 천국에 간다고 믿으며 성경을 읽는 사람들의 심리와 비슷한 거다. 자기 개발서가 진짜 자기를 계발하기 위한 실용서라기보다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는 심리적인 요소가 더 강하게 작용하기도 한다는 이야기에 굉장히 공감했습니다. 어쩌면 그게 삶의 숭고함일지도 모르겠다. 그러자 갑자기 만화가 그리고 싶어졌다. 지면서도 살아가는 사람들. 매일 검붉은 노을로 지지만 다음 날 빨간 햇살로 빛나는 태양 같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졌다. 인생의 바닥에서 허우적대지만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문장이었습니다.  내가 마감을 잘 지키는 만화가가 된 것은 마감이 스스로 작품을 그려나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억지 같지만 진짜로 마감이 되면 알 수 없는 집중력이 솟아올라 어떻게든 원고를 끝내게 만든다 반드시 작가만 마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직장인에겐 퇴직해야 할 때가 있고 자영업자에겐 영업을 접을 때가 있고 연인에게는 이별의 때가 있고 군인에게는 제대가 있다. 그게 마감이다. 작가는 인생의 어느 순간에 스스로 묶어야 하는 매듭 같은 것이 마감이라고 말합니다. 마감이 필요한 때를 작품의 완성에만 국한시키는 게 아니라 일과 삶에도 그것이 필요하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습니다. '익숙해 이제 꿈같지도 않은 내 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면 그건 더 이상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직업이 된다는 말이 있었지. 틀렸다. 하고 싶은 일은 하면 할수록 더 파고들게 만드는 직업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그 열정이 고갈될 거라고 처음부터 그건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한때의 시도였을 뿐이다. 나는 집중한 채 파고들었어 좋아해서... 하고 싶은 일과 말 그대로의 직업 사이에서 새로운 답이 되어 줄 수 있는 글이라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되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이 두 가지를 놓고 고민을 정말 많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직업을 가진 상태에서 하고 싶은 일을 취미로 하라가 대다수의 하고 싶은 일이 직업이 되었을 때, 그 일이 진실로 원했던 거라면 더욱 집중해서 파고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에 큰 공감이 갔습니다.

망원동 브라더스와 불편한 편의점 분석

두 작품은 스토리나 구조에서는 비슷한 면을 보이지만 중점을 어디에 놓고 읽느냐에 따라 다른 맛이 느껴집니다. 첫 번째, 견주어 볼 관전 포인트는 화자의 차이입니다. 불편한 편의점은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인물의 특징을 드러내며 그들의 행위와 생각이 독자의 마음에 스며드는 데에 포인트가 있습니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김호연 작가가 일상에서 마주한 깨달음을 옥탑방 주인인 오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어 그 글귀가 독자에게 큰 위로와 공감을 건넵니다. 두 번째, 견주어 볼 관전 포인트는 시점의 차이입니다. 불편한 편의점은 마치 영화의 장면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편안하게 그 모습들을 관람하는 듯한 느낌으로 '실제로 주인공 독고가 존재한다면 대화 한 번 나눠보고 싶다.' 이런 소망이 생겨나는 책입니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독자인 내가 옥탑방에 함께 있으면서 하루하루를 같이 살아가는 듯한 느낌으로 삼겹살 파티라도 열면 젓가락 슬쩍 들고 한쪽에 앉아야 될 것 같고 내 사람 중에 하나라도 공백이 생겼을 때는 내가 그 자리를 대신 채워줘야 될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견주어 볼 관전 포인트는 무엇보다 두 작품을 하나로 아우르는 건 주제에 있습니다. 바로 공감과 위로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고충과 사연을 담아 버티고 살아내는 인생이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평범한 일상을 평범하지 않게 맞이할 준비가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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